'배움' 덕분에 경력단절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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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이티랩] |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육아로 경력단절이 되었으나 다시 도전해 디지털코칭 전문가이자 사회적기업가, 그리고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주혜정 예비사회적기업 이티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티랩은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디지털문화예술 교육과 콘텐츠 연구를 진행하는 회사다. UI/UX 디자이너로 일한 주혜정 대표는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일을 쉬게 됐다. 아이를 키우며 틈틈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던 중 주 대표는 디지털리터러시 교육과정을 배우며 교육 전문가로 거듭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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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이티랩] |
경력 단절의 시간을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주 대표는 “남편과 상의 후 한 해 동안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배움’의 기회를 찾아 나섰다”라고 답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며 주 대표는 이티랩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령화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한 콘텐츠 개발, 플랫폼 구축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AI 네이티브 세대인 우리 자녀에게 AI에 관한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물었다. 주 대표는 “앞으론 답이 있는 문제는 AI보다 잘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하며 “정답이 없는 분야만 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경쟁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지금 두려움을 없애고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교육과 삶을 설계해야 될 때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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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이티랩] |
-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코칭 전문기업 ㈜이티랩 대표 주혜정입니다. 마라탕을 유난히 좋아하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저는 광고디자인과 교육학을 전공하고 디지털리터러시 연구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공교육과 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시니어를 비롯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코칭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해 이티랩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 이티랩은 어떤 회사입니까?
이티랩은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디지털문화예술 교육과 콘텐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T.lab의 E.T는 에듀테크(EduTech)를 줄인 말이자 동시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를 상징합니다. 영화 속 아이들에게 외계인 E.T는 처음엔 두려운 존재였지만 호기심으로 용기를 내자 새로운 세상을 함께 탐험하며, 경험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호기심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친해지고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 이티랩의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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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이티랩] |
- 디지털코칭전문가이자, 작가, 그리고 예비 사회적기업 대표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웹과 앱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UI/UX 디자이너였습니다. 시니어급 디자이너가 된 이후에는 프리랜서로 전향해 꽃다운 시기에 열정을 다 바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진 공백기는 트랜드에 민감한 IT디자인 분야에서 불리한 상황처럼 느껴졌습니다. 육아하면서도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파듯이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올 동안 틈틈이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섰습니다. 이후 우연히 디지털리터러시 교육과정을 배울 기회를 얻게 돼, 교육 전문가로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콘텐츠 연구 경험은 교육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었고, 디자이너 시절 쏟아부었던 열정의 불씨를 되살리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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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대표가 최근 공저로 출간한 책[사진=광문각출판미디어] |
-최근 출간한 책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작년부터 최근까지 AI 리터러시 주제로 두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전문가의 시선으로 디지털리터러시, 인공지능의 원리와 활용에 관한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풀었습니다. 최근에 출간한 책은 미술심리, 로봇, AI융합교육 등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전문가들과 디지털아트와 AI아트를 쉽게 경험하며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예술 세계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그동안 이티랩은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디지털 도구로 문화예술을 더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전시기획까지 진행했습니다. 예술 경험이 긍정적으로 미치는 사회적 효과성에 대한 다채로운 경험이 를 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 책으로 인공지능 예술 창작과정에서 주요쟁점이 되는 저작권 문제나 AI로 만든 작품의 독창성에 대한 대안,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하여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30대 중반 뒤늦게 결혼과 출산을 했습니다. 아이는 정말 예쁘지만, 마음 한구석엔 한때의 자유가 눈물 나게 그리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 시간 여유가 생기니, 경제적인 가치에만 중점을 둔 성공보다는 아이도 행복하고, 엄마로서의 나 자신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졌습니다. 남편과 상의 후 한 해 동안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배움’의 기회를 찾아 나섰습니다. 디지털리터러시 분야를 접한 뒤에 하게 된 수많은 경험은 저를 심장이 뛰는 도전을 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강사 과정을 거쳐 1인 기업 교육 전문가로서 더욱 성장하고 싶었기에, 교육학 전공으로 대학을 다시 다니게 됐고, 현재는 AI융합 교육설계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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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이티랩] |
- 이티랩은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십시오.
저는 디지털리터러시 분야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중에 광명시 소셜벤처육성사업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광명시 창업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 선배 멘토님의 코칭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이라 모든 것이 어려웠지만 따뜻한 응원과 코칭 덕분에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이티랩을 법인으로 설립하고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습니다. 그 후 가장 큰 고민은 사회적 가치를 계속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경제적 가치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두고 우리나라에선 정부 지원으로 사회적 가치만 추구하느라 스스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편견에 매우 안타깝습니다.
실제 사회적기업은 그 목적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혁신적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소셜벤처 유형은 저희 이티랩이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입니다. 이티랩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령화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한 콘텐츠 개발, 플랫폼 구축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합니다.
실제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연대하고 성장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회적경제조직 현장은 매일 바쁘게 움직입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예측하기 힘든 미래사회에서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업에 맞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정책과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디지털 코칭 전문가는 어떤 직업인가요?
디지털 코칭 전문가는 디지털 시대에 성장 마인드셋 인간으로 변화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최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AI비서와 전자북 출간하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르소설, 동화, 에세이 등 나만의 디지털 글쓰기 과정과 전자북 디자인까지 맞춤 코칭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분들은 인생의 수많은 감정과 일상의 기록을 꺼내어 디지털로 실현하는 경험이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 것 같아 매 순간 몰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자꾸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디지털 코칭 전문가는 디지털을 도구로 새로운 것을 즐기고 경험하며 실패는 배움의 과정이라 여기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변화하는 경험학습을 안내합니다.
심리학과 교수 캐럴드웩이 정의한 마인드셋은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디지털기술, AI발전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회에서 지식을 알려주기만 하는 것은 과거의 교육방식이 됐고 미래사회에 대처하고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모두 평생 배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코칭을 통한 성장 마인드셋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기회를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AI 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까요?
2011년부터 2025년도까지 요즘 태어난 아이들을 ’알파세대‘라고 부릅니다. 알파세대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로, AI 네이티브 세대라고도 정의하며 이는 ’신인류’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호주의 한 유치원에는 세계 최초로 아이들과 요가를 하고, 코딩을 배우는 로봇 친구가 있습니다. 아이다(Ada)로 불리는 이 로봇은 소프트뱅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로 유치원의 아이들과 공부하고 놀며 어울립니다. 이 유치원의 부원장 크리스티 포플리시아는 아이들이 로봇을 편견 없이 공존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네이티브에게 필요한 능력을 우리는 인공지능 리터러시라고 정의합니다. 이는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AI 네이티브 세대에게 필요한 소양은 공감 능력과 훌륭한 인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입니다.
AI 네이티브 세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발굴해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내는 여정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AI 비서뿐 아니라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창의성까지 그 영역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답이 있는 분야는 이제 AI가 인간보다 더 잘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이제 정답이 없는 분야만 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지금 두려움을 없애고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교육과 삶을 설계해야 될 때입니다.
-워킹맘인 대표님이 보시기에 어떻게 하면 저출산이 극복될까요?
정부에서 다양한 저출산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큰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 케어와 출산에만 집중하는 지원보다 엄마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가족 친화형 기업문화를 장려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업무방식이 유연한 기업과의 일자리 매칭, 초보 엄마가 육아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검색으로 혼자 고민하지 않도록 가족이 참여하면 베네핏이 있는 디지털 소통 플랫폼 등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습니다.
저출산 극복에 관한 토론과 정책을 기혼이면서 육아를 하고 시민, 기혼이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시민, 결혼 적령기이지만 결혼과 출산을 모두 기피하는 시민 등 다양한 유형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 정책을 펼쳐보는 등 무엇이든 다양한 각도로 시도해보면 좋겠습니다.
- 맘스커리어는 경력보유여성들의 양질의 일자리 육성과 함께 전문 엄마기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커리어를 잘 쌓아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평소 내가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중 세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나를 관찰하고 주변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가보지 못한 곳, 하고 싶었던 것, 새로운 경험을 도장 깨기 하듯 배우고 찾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길이 보입니다. 그 길이 눈앞에 보였을 때 주저하지 말고 가볍게 걸어가 발자국을 남겨 보도록 권합니다. 가다가 아니면 언제든 돌아오면 되니까! 마인드로 시야를 넓혀가시면 좋겠습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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