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기고] Comedians never die, 인생은 스포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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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omedians never die, 인생은 스포츠가 아니다

이정수 작가 / 기사승인 : 2023-07-21 11: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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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맘스커리어=이정수 작가] 나는 원래 시기 질투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잘 칭찬하지도 못했고, 쉽게 인정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미성숙한 상황에서 갑자기 인기가 생겼고, 그 즈음에 소속팀이었던 갈갈이 패밀리에서 나만 튕겨져 나오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단체생활 적응의 어려움과 형들과의 유대감 부족이 내가 홀로 남은 이유였다. 

 

그 와중에 나와 동갑이면서 한 기수 위인 김인석에게 묘한 경쟁심이 생겼다. 코미디언 공채 기수에는 묘한 특징이 있다. 한 기수 당 멀쩡하게 생긴 남녀를 한 쌍씩 뽑는다. 내가 공채 17기였는데, 우리 기수엔 나와 김다래였다. 그리고 16기엔 김인석과 김희선이라는 친구가 그렇다고 본다. (물론 멀쩡하기만 하고 안 웃기면 합격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 공채가 되고 방송국에 와서 16기 선배들을 대면했을 때, 김인석이 내 경쟁자구나 생각했다. 그의 첫인상은 부잣집 아들처럼 하얗게 잘 생기고, 키도 나보다 더 크고 패션 센스도 좋고, 성격도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호적이며, 코미디계의 대소사도 부지런히 챙기고, 남에게 싫은 소리도 거의 못하는 선한 사람이었다. 

 

마치 나와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 같았다. 심지어 코미디 성향마저 달랐다. 나는 홀로 하는 스탠딩 코미디를 즐겼는데, 김인석은 함께 하는 코너를 잘 했다. 그렇다 보니 티는 내지 않아도 내가 더 웃기고, 잘나가고 싶은 마음이 늘 마음속 깊은 곳에 깔려 있어서 그 친구와 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아무튼 이것은 옛날이야기고, 지금은 갈갈이 패밀리로 다시 모여서 함께 공연도 올렸고, 단체방에서 훈훈한 분위기로 같이 지내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에 김인석이 유튜브 영상 하나를 단체방에 공유했다. 물어보살의 영상이었는데, 그 편의 게스트는 일본에 사는 이은지라는 39살의 무명 개그우먼의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올리고 인석이가 이 친구 기억 안 나냐고 물었다. 사실 난 누군지 기억이 안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내가 튕겨져 나온 시기였던 것을 내가 없는 방송 자료 사진으로 알았다.

 

그래서 이 영상을 통해 이은지라는 사람을 알았는데, 대단한 사람이었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스타일이 안 먹힐 것 같다며 일본의 만담 스타일로 하겠다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어를 배우고, 당시 소속사의 매니저에게 고학력 스펙이 일본 활동에서 유리하다는 말을 듣고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는데, 그것이 심지어 와세다대학교다. 거기서 4년을 장학금으로 다녔단다. 코미디 능력은 잘 모르겠지만 공부만큼은 확실히 천재적인 사람 같았다. 그런데 이은지는 코미디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감동을 받은 인석이가 이 친구를 후원해 주자고 말을 꺼낸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누군지 몰라서 선뜻 동조는 못 했다. 

 

형들도 어느 정도를 도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인석이가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이은지의 카톡 아이디를 알아내서 제일 먼저 제법 큰 후원금을 보낸 거다. 인석이라면 충분히 그럴 사람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인생에 잠깐 스친 인연에 그 큰돈을 선뜻 보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인석이가 이렇게 행동하니 형들도 안 따를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일화를 적은 이유는 공개적으로 그의 선함을 알리고, 그를 축복하고 싶어서다. 이미 충분히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그이지만 더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예전의 시기 질투가 많은 나였다면 이런 글을 쓸리가 없는데 어떠한 깨달음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질투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느끼는 거다' 라고 했다. 우리는 그 비슷한 사람들을 경쟁자로 설정하고 승부하듯 살아가는 것 같다. 마치 인생이 스포츠가 된 듯하다. 

 

스포츠처럼 자신과 비슷한 체급의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상대보다 더 노력하고, 더 치열해야 이긴다고 믿는 것이다. 노력하며 성장하려는 의지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 동력을 경쟁자를 이기려는 마음에서 얻으려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곧 시기, 질투, 미움이 된다.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불행을 빌게 되는 거다. 그런데 내가 경쟁자의 불행을 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불행해지지 않는다. 내가 불행해질 뿐이다. 내 마음에 가득한 생각이 결국 내가 된다. 정 경쟁을 하고 싶다면 어제의 못난 나를 이겨내고, 마음속에 좋은 생각을 채울 수 있는 오늘의 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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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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